시흥시(시장 임병택)가 시화멀티테크노밸리(MTV) 거북섬 해양레저 복합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초 공모 지침에 명시된 '관광숙박시설(관광호텔)' 도입 의무를 민간사업자 편의에 맞춰 '생활숙박시설'로 바꿔준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.
이로 인해 거북섬 랜드마크 역할을 해야 할 고급 관광호텔 조성은 무산된 반면, 민간사업자는 분양이 가능한 생활숙박시설을 지어 800억 원이 넘는 분양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.
■ 공모 땐 "3·4성급 랜드마크 호텔"…법령 개정 없이 ‘생숙’으로 슬그머니 변경
감사원이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, 시흥시는 2018년 공모 당시 거북섬상업-1 획지에 객실 수 200실 이상의 '관광숙박시설'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지정했다.
민간사업자인 ㈜웨이브파크 역시 ‘해양레저활동에 최적화된 3·4성급의 경쟁력 있는 호텔’을 짓겠다며 호텔, 리조트, 컨벤션시설, 인피니티풀 등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시흥시와 협약을 체결했다.
현행법상 관광호텔 등 관광숙박시설은 부대시설 기준이 엄격하고 휴양 콘도미니엄을 제외하고는 분양이 금지된다.
반면 생활숙박시설은 취사 시설을 갖춘 숙박업 시설로, 별도의 분양 제한을 받지 않아 사업자 입장에서 분양 수익을 손쉽게 거둘 수 있다.
협약서상 관계법령 개정이나 인허가 과정상의 불가피한 사유가 없는 한 사업계획을 변경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으나, 시흥시는 2021년 5월 민간사업자의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였다.
필수도입시설 범위를 '관광숙박시설'에서 '숙박시설' 전체로 확대하고, 건설 위치 역시 거북섬 상업용지 전역으로 넓혀주는 부속합의를 체결해 준 것이다.
■ 당초 부지는 허가 취소…‘생숙’ 하나 지어주고 의무 이행 완료 인정
변경 협약을 등에 업은 민간사업자는 당초 약속했던 거북섬상업-1 획지가 아닌 거북섬상업-4-3 획지에 생활숙박시설을 완공했다.
당초 지정 부지(거북섬상업-1/정왕동2723)의 숙박시설은 착공조차 하지 않아 2025년 3월 건축허가가 최종 취소됐다.
그럼에도 시흥시는 2023년 5월 해당 생활숙박시설의 사용을 승인한 데 이어, 같은 해 10월 "숙박시설 준공 의무를 완료했다"며 웨이브파크에게 이행완료 확인서까지 발급해 주었다.
그 결과 웨이브파크가 100%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(00개발)는 생활숙박시설 총 275개 객실 중 186개를 분양해 827억 원 상당의 수입을 올렸다.
■ 공모 사업 공정성 훼손…특혜 구조 완성
감사원은 시흥시가 불가피한 사유 없이 민간사업자의 숙박시설 종류를 분양이 가능한 생활숙박시설로 변경해 줌으로써 공모 사업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.
그 결과 시흥시는 「공모지침서」에서 정한 민간사업자의 의무사항(① 마리나시설을 도입하여 20년 이내 운영한 후 해당 시설을 시흥시에 기부채납 ② 관광숙박시설 도입)에 대하여 미리나시설 기부채납 의무는 면제해 주고,
시흥시가 직접 마리나시설을 건설하면서 소요된 건설비용(160.5억 원)중 웨이브파크에게 53.2억 원만 부담하게 하여 107.3억 원 상당의 특혜를 제공하였으며, 관광숙박시설 도입 대신 분양이 가능한 생활숙박시설 도입으로 변경해 주는 등 공모사업의 공정성이 훼손되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.
앞서 적발된 마리나시설 기부채납 면제(107.3억 원 상당의 시 재정 추가 부담)와 더불어, 이번 숙박시설 용도 완화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시흥시의 거북섬 개발 행정은 민간사업자의 리스크는 덜어주고 분양 수익만 챙겨준 '특혜'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.
서해일보 관리자 기자 |






